타민족 사이 K-문학 인기 상승
“작가님 소설 읽느라 밤 샜어요.” 지난달 맨해튼 53스트리트 뉴욕공립도서관(NYPL)에서 열린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북토크 행사에 참여한 한 타민족 독자는 팬심을 고백하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수용 인원보다 많은 이들이 예약해 인산인해를 이룬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저자와 번역가 사인을 받기 위해 도서관 입구까지 긴 줄이 이어지며 한국 문학의 인기를 증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행사에 참여한 이들 중 상당수가 타민족이라는 것이었다. K-팝과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타민족들 사이에서 K-문학 인기도 급부상하고 있다. 맨해튼 53스트리트 NYPL의 한인 사서 이초롱 씨는 “예전에는 타민족 독자들이 3~4일에 한 번꼴로 한국책 번역본을 대여해 갔다면, 이제는 거의 매일 대여해 가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2016년 한강 작가가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수상한 후,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에 이어 올해 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한국 문학의 위상이 높아지며 타민족 독자들도 K-문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문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이어졌다. 정보라 작가는 “올해 스페인, 프랑스, 호주, 독일, 폴란드 등 7개국을 방문해 북토크를 진행했는데, 외국인들이 이 정도로 우리 문학에 관심이 많을 줄 몰랐다”며 “한국 문학을 자기 나라 언어로 옮기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문학 작품은 사회비판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타국에서도 공감하는 것 같다”며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높아지는 인기에 한국문학 작품을 출간하고자 하는 해외 출판사들도 급증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지난달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 한해 한국문학 작품을 출간하고자 하는 해외출판사를 대상으로 번역 및 출판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의 신청 건수는 281건으로, 2014년 사업 시작 당시보다 20배 이상 증가했다. 번역원은 “한강 작가의 아시아 최초 부커상 수상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한국 문학의 국제적 인지도와 영향력은 괄목할 만큼 높아졌다”며 “작가, 번역가들의 뛰어난 역량, 보편적 감수성과 문화적 개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한국문학만의 매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출판업계의 지적이다. 정 작가는 “K-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영어뿐만 아니라 유럽 언어나 몽골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부분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글·사진=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타민족 인기 타민족 독자들 한국문학 작품 문학 인기